DK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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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의 꺼진 자리에서 배움의 불빛을 켜다

불꽃의 꺼진 자리에서 배움의 불빛을 켜다

▲ 동국제강 부산제강소 야간 전경 ▲ 부산제강소 출근하는 모습 ▲ 부산제강소 마무리 감사제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송원 장상태 회장

 

 

1998년 12월, 뜨거웠던 전기로의 불꽃이 꺼졌다.

황무지의 돌덩이를 맨손으로 솎아내고, 무른 땅을 다져 50톤의 전기로를 놓았던 땅. 작은 철근 공장을 굴지의 철강 기업으로 일으켰던 땅은 이제 다시 부산 시민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동국제강그룹에게 부산은 고향 그 자체였고, 부산에 있어 동국제강그룹은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기업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지고 기업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동국제강그룹은 주력 생산기지를 포항으로 옮기기로 했다.

 

▲ 1996년 3월20일 대원복지재단 설립 발표회에서 설명하고 있는 장세주 회장

 

떠나는 자리에서 시작된 새로운 고민 ‘다시 무엇을 새롭게 시작할 것인가’

아이러니하게도 동국제강그룹은 떠날 자리에서 무엇을 새롭게 시작해 볼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 움직임은 포항 이전이 마무리되기 전인 1996년부터 시작되었다. 바로, 송원문화재단(당시는 대원문화재단, 1998년에 개칭)의 설립이었다.

장상태 회장은 동국제강그룹의 한 시대를 함께 해준 부산 시민들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그 진심을 담아 1996년 3월, 동국제강그룹은 재단 설립기금 30억을 출연해 부산지역 학생들의 장학금을 조성하고 소년소녀 가장과 무의탁 노약자들을 위한 복지사업 등을 전개했다. 이는 곧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창업주의 정신을 기리는 일이기도 했다.

사람에 투자하는 동국제강그룹, "인재가 곧 국가의 미래다"

무엇보다 문화재단의 가장 큰 목적은 장학사업이었다. 동국제강그룹은 사람에 최고의 가치를 두는 기업이었다. 창업주 장경호 회장에서부터 내려온 인간중시의 가치관은 장상태 회장에 이르러 인재육성이라는 경영 방침으로 정착되었다. 성장 가능성 있는 직원에게는 과감히 투자해 교육과 훈련의 기회를 갖게 했고, 교육의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한 직원들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기꺼이 주고 능력을 펼칠 자리를 마련해줬다.

송원 장상태 회장은 인재를 키우는 일은 다만 동국제강그룹이라는 한 기업의 경쟁력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철강 산업 전체에, 나아가 국가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는 거시적인 안목을 갖고 있었다. 동국제강그룹은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가 성장하는 토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면서 이곳에서 성장한 사람들이 다시 기업과 산업을 일으키는 선순환의 고리가 완성되기까지 묵묵하게 기다렸다.

그 결과, 실제로 동국제강그룹의 지원으로 교육의 기회를 얻은 직원들은 기업의 핵심 기술자가 되어 공장을 이끌고, 누구는 연구자가 되는 등 철강 산업에 전방위적으로 퍼져나가 동국인의 위상을 떨쳤다.

▲ 2004년 1월 경북대학교에서 실시한 이공계 송원장학금 수여식

화려하지 않아도 묵묵하게, 30년을 이어온 진심.

동국제강그룹은 송원문화재단의 장학사업 역시 지역 인재들을 키워내는 튼튼한 토양이 되기를 바랐다. 공장이 떠난 자리에 무엇을 남길 수 있다면 그것은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학생, 청년들의 배움터였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담았다. 화려하지도, 눈에 띄지도, 그 결실을 당장 확인할 수도 없는 그야말로 순수한 진심이었다.

그러나 지원의 규모만큼은 과감했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부산지역의 중,고,대학생 2,136명을 대상으로 19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한 것에 이어 2004년부터는 장학지원의 범위를 넓혀 전국의 이공계 학생을 대상으로 지원을 시작했다. 2013년 장학사업 누계액은 50억원, 지역복지사업 누계액은 20억을 달성했다.

▲ 2026년 2월 9일, 제23기 송원장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장세욱 송원문화재단 이사장

30년의 응답, 시대의 질문에 '사람'으로 답하다.

부산 시대를 마감하며 시작한 송원문화재단.

어느덧 30년의 시간이 흘러 공장이 떠난 자리에 미래를 위한 유산이 자리했다. 불꽃과 소음을 내뿜던 전기로는 사라졌지만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배움의 불빛이었다. 그 불빛이 누군가의 기회가 되었고, 누군가의 미래를 열었다.

송원문화재단의 30년은 사람이 자라는 시간이었다. 눈에 보이는 성취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믿었던 철학으로 키워낸 인재들이 이제 산업 현장에서, 연구실에서, 각자의 자리에서새 시대의 미래를 만들고 있다.

30년 전 부산 시대를 마감하며 던졌던 질문, “지금 이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대해 송원문화재단은 30년째 변함없이 답합니다.

"결국,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