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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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下 위기를 미리 막는 것이 리더의 몫

위기를 미리 막는 것이 리더의 몫

위기를 미리 막는 것이 창립 72주년, 선배가 후배에게 전하는 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세상을 떠받치는 철강

철강 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대량소비 사회에서 소비재에 대한 관심은 높은 반면, 삶을 무겁게 떠받치고 있는 철강 같은 기초소재에는 무관심한 것이 현실이다. 손 안의 휴대폰과 먹거리, 대중적 인기물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 더하여 “지금은 주식 투자 시대”라는 매스컴의 보도는 무거운 산업체들의 사기를 떨어뜨린다. 많은 직장인들이 10여 분 간격으로 휴대폰으로 주가를 확인하는 풍경은 1987년을 연상케 할 정도여서, 정작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중대한 시기를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여기에 이란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인상은 점점 고조되는 양상이다. 건설 경기는 호조될 조짐이 없고, 철강 기업들은 환경 비용 부담까지 안고 있다.

숫자로 다가온 구조적 위기

이런 환경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8년 철강 과잉 생산능력이 7억4,500만 톤에 달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생산능력 확대와 수요 정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적 불균형 상태라는 지적이다.

가장 큰 위협 요소는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의 생산 확대다. 미얀마는 지진 복구에 연간 소비량의 5배가 필요한 실정이다. 연간 생산량이 200만 톤에 불과한 나라에 1,000만 톤의 철강재가 필요한 것이다.

▲ 중국 상하이에 있는 바이우 강철 제철공장 사진

필리핀 시장도 꿈틀거린다. 국내 철강 기업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전략인 ‘팍스 실리카(Pax Silica)’ 구상에 참여하는 유일한 아시아 국가라는 점이다. 미국은 필리핀 루손 경제특구에 20억 달러를 투자해 1,600헥타르 규모의 산업 허브를 조성할 계획이다. 동남아에 생산거점을 늘려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포석이다.

문제는 중국의 증산 정책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2025년 중국의 철강 수출량은 연간 조강 생산량의 14%에 달했다. 2020년보다 153% 증가한 수치다. OECD에 따르면 중국은 2028년까지 3,860만 톤 규모의 신규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반면 OECD 국가와 일본은 지난 3년간 280만 톤을 감산했다. 영국은 약 40%, 일본도 7.2% 줄였다. 동남아 수요 증가는 고무적이지만, 한국 철강 기업이 이를 수주할 여력은 그리 넉넉하지 않다. 공급이 과잉되면 여러 국가가 반덤핑(AD)과 상계관세(CVD)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 왔고, 유럽연합과 영국 역시 세이프가드 체제를 강화하며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서고 있다. OECD의 결론은, 핵심 과제가 단순한 경기 회복이 아니라 과잉 생산능력과 보조금, 우회 수출 같은 구조적 문제 해결에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좌절하지 말아야 할 이유

72주년을 맞는 동국제강은 우울한 정보들이 산재해 있다. 전체 사원 모두의 중지를 모아야 한다. 철강 산업 특유의 ‘느림의 미학’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최고가 되려는 신념만큼은 어느 기업보다 강하지만 원가절감만으로는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어렵다.

▲ 동국씨엠 부산공장 전경 사진

그래도 절대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 AI 시대라고해서 철강이 필요 없는 시대는 결코 아니다.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이에 필요한 에너지(전력)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뿐이라는 사실은 철강 역군들에게 무언의 희망을 제시한다. 다만, 현재 어려운 상황을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과 뼈를 깎는 노력은 필연적이다.

▲ AI로 만든 가상의 동국제강 포항공장 데이터센터 이미지

선배들의 마음은 늘 ‘친정집’에

선배들의 눈과 귀는 모두 친정집, 동국제강에 쏠려있다. 20~30년 이상 근무한 선배들은 지금도 동국제강 이야기에 눈과 귀를 모은다. 전직 임원출신들의 모임(동임회)에서는 “내 청춘을 바친 회사가 잘 돼야 한다”는 말을 서슴없이 토해낸다. 어느 임원 출신은 “퇴사한지 20년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동국제강에서 일할 때의 꿈을 꾼다”고 말한다.

포항제강소에 굳건히 세워져 있는 기념비에는 “동국제강이여 영원하라”는 글귀가 새겨 있다. 송원 회장님은 “선배들을 불러 준다면 혼백이 됐을지라도 이곳에 기꺼이 달려와 함께 즐거워하고 어려움을 도와주는 동국제강의 영원한 수호신이 될 것임을 다짐한다”라고 외쳤다. 그 기념비 후면에 색인된 전직 임직원들 역시 같은 마음이다. 임직원 모두 창업자 정신으로 문제를 파헤쳐야 한다. 타성부터 과감히 제거하고, 평지풍파를 일으켜서라도 혁신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다.

▲ 동국제강 포항공장 제 2창업 기념비

후배들이어 힘내라! 100년 기업의 명성이 그리 멀지 않다.

수많은 철강기업들이 도태되었을 때 동국제강은 그 기업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지 않았는가.

“리더는 위험을 미리 막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피터 드러커 교수의 말을 명심해야 한다.

― 김종대 (전 동국제강 홍보담당 상무)